Artist Note
<Empty Kiss : 공허한 키스>
"우리가 인지하고 있는 것이 진짜가 아니기에 공허하다."
<Empty Kiss> 작품의 연작은 주로 앞뒤로 맞닿은 입술의 형태를 강조함과 동시에
인위적으로 얼굴과 표정을 생략하여,
감정의 주관성을 지움과 동시에 객관화를 시도한 작업이다.
작품에서 입술의 형태는 인간 내면에 담긴 다양한 감정들과 생각이
몸 밖으로 비추어지는 경계의 역할을 의미하며,
나아가 주체로서 채움의 역할과 동시에 비움의 역할을 의미하게 된다.
보이지 않지만, 입술을 통해 비추어진 감정의 공간은
고스란히 텅 빈 파이프로 채워진 입술의 형상으로 재구성되고
자연스럽게 내면의 감정이 시각적으로 표현되는 긴밀한 과정을 전달한다.
기계적인 물성과 흐트러짐 없이 정교하게 나열된 두 입술의 형태는
프레임 안에서 서로 겹쳐지거나, 상반된 다른 색으로 교차 되어 다양한 윤곽으로 구성되는데
결국 모든 형태는 각기 다른 존재의 유기적 연결을 통해
거울처럼 좌우가 비춰지는 형상을 보여줌으로써
서로 맞닿은 입술이 결코 다른 존재가 아닌 각자의 내면과 외면의 표상(表象)을 의미한다.
<Empty Kiss>작품은 비어 있음과 입술을 통해
채움과 비움의 관계에 대한 작가의 의도와 생각이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