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Note
김성현은 강하지만 투과성이 있는 금속망으로 만든 가방, 의복들을 통해
인간의 진정한 모습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작가에게 의복과 가방 등은 자신의 겉모습을 꾸미는 수단이자 내면의 보호막이다.
셀 수 없이 많은 금속망으로 만들어진 가방과 의류는
패션에 숨겨진 인간의 복잡하고 다양한 욕망을 담아낸다.
오늘날 가방은 그것을 소유한 사람의 취향과 개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그 사람의 경제적이고 사회적인 위치를 보여주는 기호처럼 여겨진다.
이에 일부의 사람들은 가방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과시한다.
또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위치를 재맥락화하기 위해 의복을 이용한다.
이처럼 객관적인 기능성을 넘어 사회적인 기호로 작동하는 가방, 의복은
소비가 개인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 시대를 반영한다.
그런데 김성현의 작품은 속이 투명하게 보인다.
그리고 비어있다.
이는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매우 익숙하지만 잊어서는 안 되는 문구를 환기시킨다.
또한 작가는 금속이 재료인 작품이지만
차가움보다는 따뜻함과 유연함을 표현하고 하고자 한다.
이는 차가운 금속이 가방의 형상으로 변모하기 위해
불과 만나는 작업 과정과도 긴밀하다.
김성현의 작업은 차갑고 경직되어 보이지만 내면은 따뜻한 사람들,
겉모습에 집중하는 것 같지만 자신의 본모습을 잊지 않고 되돌아보기 위해 노력하는 현대인들을 향한 헌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