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ough this exhibition, Song Tae-seok intends to show an opportunity to change his attitude and direction toward life as an artist and as a human being. He, who originally majored in ceramic art, had a painful time last year due to tumors in his body. While lying in a hospital bed for 195 days, he became infinitely lethargic and faced negative moments, but The artist Song Tae-seok finds opportunities and reasons for his existence as an artist.
In his second solo exhibition
변화를 이룩하는 계기, 트리거
전시공간에 들어서면 흑백의 추상회화가 벽면 위를 수놓고, 중심에는 백자표면에 검은 안료를 한껏 머금은 도자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물감안료를 흩뿌려 화면을 구성하고 추상성이 도드라지는 작품을 통해 우리는 무엇에 집중해야 할까.
송태석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로서, 그리고 인간 송태석으로서 삶을 바라보는 태도와 방향을 전환하게 된 계기를 보여주고자 한다. 본래 도자예술을 전공했던 작가는 작년 한해 몸 속의 종양으로 인해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살면서 아픔은 누구에게나 한 번쯤 찾아온다고 하지만, 덮어도 덮어지지 않고 지우려고 해도 지워지지 않던 그 아픔은 195일간 지속되었다. 병상에 누워있는 동안 한없이 무기력해지고 부정적인 순간들이 덮쳐왔지만, 송태석 작가는 그 속에서 기회와 예술가로서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았다.
Bcdiom 시리즈(2023) 는 송태석 작가의 트리거의 시발점이다. Bcdiom은 ‘Bad cell dancing inside of me’를 함축한 단어로, 작업반경을 평면회화로 확장시키며 드리핑dripping 기법을 처음 선보인다. 컬러링 도자와 오브제에 집중했던 과거의 시각언어에서 탈피하여 작가는 아픔의 경험을 표면에 드러낸다. 드리핑을 접목한 그의 작품들은 자신을 장악했던 암세포들이 춤추고 부유하는 형상을 조형적으로 포착하고 진솔하게 담아내는 시도이다.
*TRIGGER (반응, 사건을 유발하는) 계기
송태석의 드리핑 ; 실혈 (loss of blood)
지난 8월 송태석 작가의 첫 개인전 <195 days pain in> 에서 작업의 근간이 되는 ‘나쁜 세포들’이라는 개념을 드리핑 기법으로 제시하였다면, 이번 맨션나인에서 선보이는 두 번째 개인전
앞선 회화들 속 추상의 형태들이 응집되어 군락을 이룬다면 BLOOD LOSS(2023)는 담백하게 화면을 구성한다. 실혈(失血); 병상 위 연결된 호스로 체내의 피를 흘러 보내던 작가의 고통을 함축한다. 구작 신랑신부(2018)와 함께 하나의 프레임을 이루는 구성은 과거와 오늘날의 송태석 작가 전신을 상징한다. 닥쳐올 아픔에 대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그리고 여전히 전반에 존재하고 있는 고통의 기억을 묵묵히 기록하는 송태석 작가의 지난 195일간의 투병일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