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rojected time
Feb 24 ~ Mar 12, 2024
MANSION9 Gallery, Seoul
Mansion 9 introduces two writers who live in similar time zones and spaces and talk about accumulated time and our own culture through "Projected time". The author of Yong-mok Kim (1977) talks about glass droplets, and Lee Sun-mi (1971) talks about life through glass glasses. The exhibition will be available from February 24 to March 12, 2024.
The paintings of the larval tree artist and Lee Sun-mi's formative works, which draw glass with multiple attractions that are weak and solid into art and release it in visual language, have a history of crossing the ages. I hope that the brilliance of light projecting glass will make you forget the concept of dimensions for a while, give you an indescribable new experience that reflects our own time and Korean body odor, and feel the power of art.
This special exhibition will be opened in the form of an exhibition preview the previous day. The preview event, which will be held from 4 p.m. on Friday, February 23, will be a variety of times, with exhibitions and docents introducing artists as well as classical performances of "Unexpected Classic."
순간의 영감은 축적되어 경험을 만들고, 그 경험은 응축되어 유일무이한 존재로 발현한다. 우리는 유한한 시간 속을 살아가고 있지만 무한한 시대의 산물을 낳는다. 문화라는 것이 그렇다. 현재를 유영하는 개인이 이루는 사회는 세대를 형성하며 고유의 감성을 지닌 문화를 이룩하고, 역사로 기록되어 전해진다. 작가는 예술가이기 이전에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사회구성원으로서 그 세대를 아우르고 세계를 지각하며 느낀 영감들을 미美로 환원한다.
맨션나인은 <투영된 시간, the projected time> 을 통해 비슷한 시간대와 공간을 살아오며 켜켜이 쌓인 시간, 고유한 우리의 문화를 이야기하는 두 작가를 소개한다. 유충목 작가는 유리 물방울을, 이선미 작가는 유리 안경알을 통해 삶을 이야기한다. '유리'라는 소재를 통해 투과된 빛의 영롱함은 과거로부터 내려오며, 지금을 살아가는 현재를 담고, 그리고 미래를 꿈꾸게 하며 관객에게 초월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그 투영된 시간의 힘은 작가들이 겪어오고 되새겨왔던 한국적인 정체성에 기인한 독보적인 작품으로 구현되는 것이다.
유충목 작가는 뉴욕의 Carlson Glass Artworks에서 수석 디자이너로 근무 및 영국에서의 석사유학 등 국내외 다수의 경험을 통해 유리라는 특수한 재료를 유연하게 다루며 작업의 주된 소재로 가져온다. 유충목을 대표하는 황목 천 위 유리 물방울이 담긴 회화 작품들은 오랜시간 다져왔던 작가의 철학이 담긴 결정체로, 부조 회화의 새로운 장르를 전개한다. 물방울이 공기 중 비가시적인 수분들이 모여 하나의 가시적 개체가 되어 생명이 싹 트는 근원을 이루듯, 작가는 유리 물방울에 본인을 투영하여,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의 경험들이 쌓인 진정한 자아를 만들어 간다. 또한 오랜 타국생활 후 한국을 마주하며, 한국적 감성을 확고히 한 현대미술 전개에 대한 작가의 다짐은 황목천 캔버스를 활용한 안료의 스며듦으로 집중된다. 선조들의 문화에 집중하며 고유의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현대적인 시각적 가치관을 반영한다. 오방색 및 단청, 한복을 바탕으로 추출되는 색채를 연구하며 가장 한국적인 심상을 고찰한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황목은 과거를 의미하며, 색과 유리를 통해 투영되는 빛은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는 작가 자신의 감정을 온전히 담고 있다.
이선미 작가의 안경알 도자작품들은 그 존재로서 가치를 인정받는 국보 도자기의 물리적 형태를 차용함으로써 오랜 시간 사람들이 함께 구축해 온 문화와 양식의 가치를 담는다.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 삶을 가장 잘 담아내는 독보적인 예술작품을 만들고자 한 열망은 유리 안경알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과정을 겪은 후, 오늘날의 유일무이한 도자예술로 승화되며 공예계는 물론 예술계 전반에 센세이션을 선사하고 있다. 안경렌즈는 각 개인의 개성을 의미하며 삶을 투영한다. 재활용되지 않는 안경알은 다른 이와 공유 불가한 것으로, '그 사람' 그 자체가 담긴 고유의 물성을 나타낸다. 굴절률이 모두 다른 안경알을 각각 맞는 자리에 철저히 계산하고 배열함으로써 사람 사이의 관계, 사회, 곧 우리의 문화를 표현한다. 이어진 안경알에 빛이 투사되며 굴절차이로 형성되는 독창적인 그림자는 결코 우연적인 결과물이 아니며, 개성에 대한 타인의 편견; 선입견을 깨고자 하는 작가의 아름다운 시각적 선율로 볼 수 있다.
연약한 듯 견고한 다중적 매력을 지닌 유리를 예술로 끌어와 시각언어로 풀어내는 유충목 작가의 회화, 이선미 작가의 조형작품은 시대를 넘나드는 맥을 지닌다. 유리를 투사하는 빛의 영롱함은 잠시나마 차원의 개념을 잊게 만들고 우리 고유의 시간, 한국적 체취가 투영된 형언할 수 없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며 예술이 갖는 힘을 느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