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SION9

MANSION9 is pleased to present the solo show "VESTIGE_Lisome of Existence" by Sumita Kim (b.1954), the second daughter Cheon Kyung-ja, one of the master of Korean painting and who has been seeking a different style of painting from her mother. This special exhibition is the first in Korea by Sumita Kim, and you can see the dimension of the value of existence that the artist has expanded by exploring in depth. The exhibition will be available from July 26 to August 20, 2024.



Sumita Kim sublimates her own self, which she has built by constantly reminding her origin of existence, into artistic expression. Originally born and raised in Korea, the label of someone's daughter who follows her from childhood as the second daughter of the Korean painting master artist Chun Kyung-ja bound her, and her endless desire for self-establishment against fixed values led to her migration to the United States. Sumita Kim's painting artwork, a legacy of life that adopts formative art as a new language of self-expression in a new environment and draws for about 30 years, can be seen as a journey toward freedom with her entire life of struggle and effort to settle for the status quo, like many other artistic efforts.



Nevertheless, behind the struggle of self-liberation, the longing for one's motherland, mother, and reason for one's existence is always melted in the life of Sumita Kim. The family who helped her establish the current artistic view, and laid the background for exploring the beginning of aesthetic training made her relentlessly worked for decades. The influence of her mother, artist Cheon Kyung-ja, constantly reminds Sumita Kim of the 'origin of existence' even now at the age of 70. Sumita Kim’s artistic viewpoints starts with a trail of Rhizome, which is not be forgotten about the essence of one's existence, that is, its roots, and stammers through brush strokes, the artwork leaves its footsteps in the world as a Vestige.



In this exhibition, a total of 35 works will be unveiled for the first time in Korea, including a differentiated series that Sumita Kim has developed over the past 30 years, such as “In Limbo” and “Silk Bundles”, and a new series, “Wrapped in Tranquility”, which were worked in 2024.





Rhizome 리좀

식물의 줄기가 뿌리처럼 땅속으로 뻗어서 자라나는 땅속줄기를 일컫음.

철학자 질 들뢰즈(Gilles Deleuze)의 리좀-모든 가치를 한 자리에 고착시키고 규정하는 절대적인 사유방식을 부정하며, 자유롭고 유동적인 사고를 통한 관계맺기로 존재가치의 차원을 확장함.



더 나은 가치추구를 위한 삶의 방향성은 공회전하는 인간 매커니즘에 대한 반발로써 그 시작점에는 차원의 이동이 발생한다. 이러한 환경적 변동은 노마디즘 생활방식을 반영한 개념으로, 결과적으로 얻게 되는 비고정적 상태는 본연의 자아를 충분히 탐색 가능케 하며 새로운 철학을 구축한다. 물리적 공간 이동의 대표적인 보기로, 이민은 분명 인간 주체에 있어 신체적이고 문화적인 변화를 온전히 맞는 전환의 전 의식적인 과정이다. 인생에 있어 또 다른 목표를 설계하고 경험을 향해 떠나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수한 변화 속에서 자신이 탄생하고 자라온 그 뿌리의 근원은 타지생활의 기간이 길어질수록 더욱 강하게 내면에 자리하게 된다.



수미타 김Sumita Kim 은 존재의 본질과 근원을 끊임없이 상기하며 구축한 독자적인 자아를 예술표현으로 승화시킨다. 본디 대한민국에서 나고 자랐지만, 故천경자 화백의 차녀로서 유년시절부터 따라다니는 누구의 딸이라는 꼬리표는 그녀를 속박하였고, 고착화된 가치에 맞서 자존적 자아확립을 위한 끝없는 갈망은 국경을 넘어서는 탈주로 이어진다. 미국으로 이주 후 자기표현의 새로운 언어로 조형예술을 채택하여 약 30년간 그려 나가는 삶의 족적인 그녀의 회화작업은 다른 많은 예술적 노력들과 마찬가지로, 현상에 안주할 수 있는 자신과의 투쟁 그리고 노력을 동반한 전인생을 쏟은 자유를 향한 여정이라 볼 수 있다.



자기해방의 몸부림으로 시작되었지만 그 이면에는 언제나 모국에 대한, 어머니에 대한, 나의 존재 이유에 대한 그리움이 수미타 김의 삶 속에 녹아 있다. 수십년간 끈질기게 작품활동을 하며 현재의 예술적 세계관 확립에 도움을 준, 그리고 미적훈련의 시작을 탐구할 수 있도록 그 배경을 다져줬던 가족; 어머니 천경자 화백의 영향은 70세인 지금에도 수미타 김으로 하여금 ‘존재의 기원’을 끊임없이 상기시켜 준다. 자기존재의 본질, 곧 그 뿌리에 대해 잊지 않고 붓질을 통해 더듬어 가는 수미타 김 예술관은 한 줄기의 리좀에서 출발하여 작품은 하나의 흔적Vestige으로 이 세계에 발자취를 남긴다. 정해진 위계에 따라 배열된 삶의 방식에 갇히는 것이 아닌 [현재/과거의 자아]-[한국에서의/이민자로서의 여성] 등 양극점 사이 선상에서 유동적인 사고를 지속하며 존재의 리좀을 끊임없이 고민한다. 2024년은 故천경자 화백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로, 맨션나인은 어머니와는 또 다른 독자적인 화풍을 모색해 온 수미타 김의 국내 최초 초대 개인전 을 선보인다.



존재의 본질에 대한 작가의 고찰은 Silk Bundles, In Limbo, Mother of Pearl Armoire, 등의 제목의 연작들로 매 시기 구축되며 존재자의 흔적을 이 세계에 남긴다. 수미타 김 작가의 작품 전반에는 인간의 신체에서 기인하는 형태의 구상들로 자리한다. 나 자신의 실존적 위치를 지속적으로 사색하며 도출되는 이미지는 꼬여있는 살덩어리, 강렬한 색채를 뒤집어 쓴 얼굴의 원형, 혹은 나이와 성별 그리고 인종을 뚜렷하게 알 수 없는 본인을 투영한 또 다른 자화상 등을 화면에 연출하며 독자적인 화풍을 다진다. 특히 수미타 김 작가의 작품 속에 두드러지는 인물의 담대한 표정과 과감한 색채구성은 어머니의 여인상에 담긴 고독함 및 강인한 삶의 의지와 맥락을 함께 하는 듯 하지만, 이방인으로써 세상의 다양성을 목도하며 살피는 인간의 허상은 파격적인 이미지로 도출된다. 이는 2대째 내려오는 미술적 전통과 시각을 증명하되, 어머니에 가려져 있던 수미타 김이 발전시켜온 차별화된 예술세계를 이해해볼 수 있다.



살아가며 겪게 되는 경험과 감정들의 보편성 이면에 깨달은 인간존재의 ‘덧없음’은 이 세계도 저 세계도 아닌 경계선에 걸쳐진 상태로 작품에 기록된다. 2010년대 초반 창작한 시리즈 는 불확실한 상태를 뜻하며, 우리 인간은 자주를 외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덧없는 존재자로써, 삶과 죽음 사이에서 각자 다른 형태의 무력한 상태; 림보 속에서 살고 있지 않을까 되돌아 보게 된다. 무언가 말하고 싶지만 어딘 가에 결박되어 굳게 닫힌 입과 담대한 듯 불안한 얼굴들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압도되는 인간 원형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마찬가지로 2012년의 속 여인은 계몽인으로서 지난 오랜 세월 간 여성으로서 겪어온 복합적인 경험들에 대한 의연한 태도를 엿볼 수 있으며, 두상을 중심으로 분할된 면은 생과 사를 연결시키며 각개체들이 공존할 수 있는 매개체로의 역할을 한다.



Wrapped in Tranquility 는 2024년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하는 8점으로 구성된 시리즈 이다. 고독한 이 세계의 존재들의 외로움과 상관 없이, 미지의 것들에 대한 작가의 호기심과 기대를 낯설음의 미학으로 전달한다. 광활하고 낯선 풍경 속에 등장하는 신체의 형상들은 우리가 살아가며 가지는 에너지, 그리고 개인이 온전히 부여 받은 자율성을 즉흥적인 구성과 역동적인 붓질에 집중한 구상과 추상 사이의 과감한 이미지로 인간의 덧없음을 표방한다. 흥미롭게도 수미타 김은 스스로 예언적 그림을 그린다고 말한다. 이번 새로운 시리즈에 담고자 한 주제들은 앞서 소개한 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음을 작가 역시 작품을 완료한 이후 깨닫는다. 두 인물상의 분할된 배경에 담고자 한 미지세계를 마주하는 경이로운 감정들은 Wrapped in Tranquility 의 강렬한 색채 레이어에 감싸진 채, 작가는 또 다른 존재의 풍경을 확장해 가며 두 시리즈 외 발표했던 지난 모든 시리즈는 궁극적으로 하나의 띠로 연결된 채 존재가치의 차원을 관통한다. 수미타 김이 남기는 반복적인 유화물감의 붓질은 곧 그녀가 살아있는 증거이자, 존재의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는 순간의 숨결을 남기는 의식적인 탐구 과정으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