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SION9

누구에게나 순수함이 무르익는 명랑했던 순간들이 있었다. 모든 대상들로부터 무한한 사랑을 받아 온전히 삶을 유희하며 지내던 유년기의 순간일 수도, 마음의 무게를 덜어내 가볍고 자유롭게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담는 순간, 혹은 많은 조건을 따지지 않고 온전히 있는 그대로 그 존재에 흠뻑 적셔질 수 있는 순간들 말이다. 맨션나인은 2025년, 신년을 맞아 그러한 ‘순수하게 빛나는 순간들’을 담아내는 3명의 작가를 초대하여 기획전을 선보인다.


김미로 작가는 ‘콜라그래프Collagraph’라는 판화기법에서 출발해 본인만의 독보적인 방식으로 내면 속 서정을 끌어온다. 작품의 주된 소재가 되는 동식물의 형상이나 반복되는 패턴들은 작가가 겪어온 직간접적인 경험과 감정들이 투사된 은유로 볼 수 있다. 콜라그래프 작업을 통해 모아진 이미지 소스들은 섬세한 손길로 조각나지고, 다시금 캔버스 위에 겹쳐지고 배치되며 복합적인 시각적 플롯을 형성한다. 창작을 통해 작가와 어머니 두 역할 내의 균형을 찾으며 강박적인 삶의 체중에서 내려와 조금은 더 자유롭고 가벼워지고 싶은 욕망, 그 순수하게 반짝이는 순간을 김미로 작가는 수집한다.


장건율 작가는 일상 속 마주하게 되는 꽃, 식물들에서 추출되는 형상을 적극 받아들이며 조형의 순수성을 탐구한다. 작품 속 저마다의 꽃은 사실적으로 재현된 것이 전혀 없다. <pieces> 시리즈는 작가가 자연환경 속을 직접 뛰어다니며 교감하며 습작한 드로잉들로부터 도출된다. 드로잉한 모든 형태를 가지고 오는 것이 아닌, 디테일을 제거하고 축약하며 정제하거나 혼합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캔버스 위 가장 조화로운 지점을 기록한다. 회화가 회화로서 가장 즐거울 수 있는 순간을 찾는 작업과정은 결국 그림이라는 매개를 통해 이 세상을 가장 순수한 미적 감각으로 해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정현 작가는 오일바를 주된 재료로, 캔버스에 긋고 칠하고 손과 붓으로 문지르며 일종의 놀이와도 같은 순수한 회화를 이끈다. 작가에게 있어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스스로가 즐겁고 행복하기 위한 것임을 강조하며, 특히 유년기의 기억들을 끌어와 동심의 세계를 드로잉 한다. 잡념을 비우고 오일바를 중첩 시키는 행위에 집중하며 형성된 화면의 가득한 밀도는 현재는 사라진, 부재하고 있는 소중한 존재들에 대한 기억과 감정들을 끌어당겨와 그 순간들이 영원하길 염원하며 <Draw without drawing> 평면회화 시리즈와 함께 <snip snip>, <Treasure hunt> 등을 선보이며 무궁무진한 작품세계를 펼친다.


<순수하게 빛나는 순간들 The moments that shine purely> 전시 연계프로그램으로, 아티스트 토크가 예정되어 있다. 해당 아티스트 토크는 1월 11일 (토) 오후2시부터 약 1시간30분 가량 진행하며, 김미로/장건율/하정현 3명의 작가가 참여하여 작품에 담긴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며 작품세계를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이다.




[전시정보]


작가명 : 김미로(Kim Miro), 장건율(Jang Geonyul), 하정현(Ha Jeonghyun)


전시명 : 순수하게 빛나는 순간들_The moments that shine purely


전시장소 : 서울특별시 강남구 역삼동 723-29, 1F 맨션나인


전시기간 : 2025.01.03 ~ 01.25


전시시간 : 10:00-19:00 (매일)



문의 : 맨션나인 이영선 대표 010-4071-2929 / 070-4267-73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