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SION9

  • 전속_SUMITA KIM

    b.1954

    Silk Bundles

    이민은 분명히 나에게 신체적이고 문화적인 변화의 의식적인 과정이었다.미국 시민이 된 때에는 심지어 새로운 이름을 선택할 기회가 있었고, 그 자체가 놀라운 자유와 만족감을 함께 안겨주었다. 미국으로 이민 온 후 화가가 되기로 결심했는데, 여전히 모국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스스로를 표현하는 데에 흥미롭고 도전적인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모순적이게도 나의 그림들은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내재되어 있던 기억, 욕망, 감정들이 반영된 것이다.


    In Limbo

    [In Limbo] 시리즈를 만들던 중, 내가 아는 누군가가 여러 해 동안 일종의 *림보Limbo에 매달려 식물인간의 상태를 유지해왔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자주 했고, 그런 상태로 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럴 때면 엄청난 슬픔이 나를 압도해왔고, 다른 한편으로는 덧없는 존재로써, 삶과 죽음 사이에서 어쨌든 우리 모두가 어떠한 형태의 림보 속에 살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무상함과 결함 있는 삶의 본질에 대한 경험을 통해 종종 절망감을 느꼈지만, 그와 동시에 한편으로 삶의 불가항력적인 측면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며, 심지어 감사하는 법을 간신히 배울 수 있었다. 자연의 순환과 연결된 이 수용의 경험은 나에게 삶의 더 큰 썰물과 흐름에 대한 소속감, 평화와 만족 등의 예상치 못한 느낌을 가져다 주었다.


    최근에 그린 그림들은 대부분 자화상이다. 사실 나는 나이와 성별, 인종을 불문하고 내 자신의 이미지를 인간의 원형으로 삼는다. 인간의 경험과 감정의 가장 깊은 핵심 속에 어떤 중요한 보편성을 가지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작품들의 영혼 속에 내재된 것들은 바로 이러한 보편성과 한쪽에 속하지 않은 경계선 상 위, 그리고 덧없음의 주제들이다.

    Fragmentary Devotion

    내가 애정을 담아 작품 속에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들은 버려진 채 발견되어지거나, 보통 눈에 띄지 않는 소재들이다. 나의 시선으로 세심하고 주의 있게 바라보며 오래된 기억과 목적을 되살릴 때까지, 그러한 대상들은 조용한 고독 속에 방치되어 진 것 같다. 이 그림들은 표면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대상들, 즉 오래된 마지팬marzipan, 공기가 빠진 풍선, 버려진 장난감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여전히 더 깊은 성찰의 순간을 제공하는 듯 하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조약돌이나 색색의 조각 유리 알갱이 등 사소한 물건들을 수집하고 소중히 여기곤 했다. 그러한 물건들을 바라볼 때면 일상적이고 평범한 삶 속에 선명하고 생기 있는 순간들로 비춰지며 나에게 새로운 인식의 전환을 선사한다.

    버려진 물건들을 스포트라이트에 올려놓는 시도는 예술을 구상하고 실천하려 하는 나의 생각과 일맥상통한다. 분주한 페르소나들 사이에서 대수롭지 않게 보일 수 있는 몇 분, 혹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시간들을 모을 수 있을 때마다, 나는 더 큰 관점을 얻기 위해 그것에 관여하고 속하기 위해 의도한다.

    Life Reports

    몇 년 전 항암치료 후 민머리를 감추기 위해 사용했던 오래된 머리카락 조각, 어두운 남색의 고등학교 교복을 입고 찍었던 사진, 어느 날 산책 중에 집어 들었던 나뭇가지 등 작업실 주변에 흩어져 있는 물건들을 그릴 때, 나는 그 물건들의 의미가 무엇인지 거의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단순하게 그 물건들이 지니는 흥미로운 형태와 리듬 때문에 이러한 이미지들에 매료되어 포착하는 것 같다.

    나중에 서야 나는 이 이미지들이 또 무엇을 전달할 수 있을지를 고려하는 것 같다. 그러고 나서, 거의 예외 없이, 나는 이 물체들이-내가 종종 그리는 유기적인 추상적 형태를 포함하여-표면에 어떻게 표현되는지 간에, 그것들은 모두 나 자신의 초상화이며, 내 가장 깊은 기억에서부터 끓어오르는 당혹감/후회/속죄/죄책감을 포함한 모든 감정들이 합쳐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진심 어린 소망의 일부분 또한 캔버스에 표현된다.

    나는 오래전부터 이 자화상들을 전시를 할 때 종종 겪었던 발가벗겨지거나 무기력해지는 느낌에 더 이상 좌지우지 되지 않기로 결심했다. 이제는 나의 경력 선 상에서 타인에게 전부 노출되고 드러나지는 그 시선에 매몰되는 것을 멈출 수 있는 시점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 대신에, 이 작품들이 내 삶의 경험들을 통해 한 층 한 층 쌓이며 형성되는 나의 진정한 진리의 측면들을 반영하기를 바란다.

    Mother of Pearl Armoire
    : The Origin of My Aesthetic Journey

    나는 회화 작업이 다른 많은 예술적 노력들과 마찬가지로 현상에 안주할 수 있는 자신과의 투쟁을 포함한 노력을 동반하는 자유를 향한 여정이라고 믿는다. 아이러니하게도, 팬데믹과 이로 인해 초래된 모든 부조리는 나의 그림의 규모와 스타일에 대한 변화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더 나아가게 했다.
     
    그것은 나를 잠식 시켰고, 고립된 시대에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는 새로운 방법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 집단적인 불확실성의 시기 동안 나는 작가로서, 계속 그림을 그려야 하는지, 그리고 왜 그림을 그려야 하는지, 나는 어디에서 왔고 남은 삶의 존재를 위해 어떻게 살기를 원하는 지와 같은 근본적인 질문들에 대해 몰두하게 되었다. 그 질문들은 나의 유년시절 초기의 기억들과 미적훈련의 시작을 탐구할 수 있도록 상기시켰다. ‘Mother of Pearl Armoire’는 나의 미술적 가치가 형성되기 시작한 어린 시절의 상징을 나타낸다. 나의 존재에 대한 기원에서부터 영감을 받으면서, 민간설화와 고대문화에 나오는 여성들의 영웅적이고 깊은 연민의 모습에 매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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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ilk Bundles I , Oil on canvas , 91 x 122 x cm ,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