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966
나는 나로 비롯될 수도, 타인으로부터 기인할 수도 있는 무수히 많은 인간의 감정들을 이야기 한다. 내가 그려내는 가면들은 ‘동글인’ 이라고 불린다. 생김새가 동글 하다 하여 붙인 이름이다. 동글인은 곧 나 자신의 아바타이면서 분신이기도 하다. 그리고 내가 예술로서 주관적 경험을 객관적 경험으로 확대 재생산하는 것을 인정한다면, 동글인은 우리 타자들의 동료이기도 하다. 그렇게 나는 자기-타자를 빌려, 타자들의 동료를 빌려 삶의 아픔을, 사랑을, 욕망을, 슬픔을, 그리고 죽음을 이야기 한다.
동글인은 우리 삶 속에서 존재를 대신할 뿐만 아니라, 때로 어항으로, 계단으로, 커튼으로, 식물로, 눈물방울과 같은 사물로, 문자와 같은 개념으로 변신한다. 이처럼 사람, 사물, 개념의 경계를 넘나드는 동글인은 작가의 회화적 모나드, 최소 단위 원소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궁극적으로 동글인이 연기하는 부분은 이데올로기를, 불신과 의심을, 그리고 삶과 죽음이며, 텅 빈 자기와 함께 끊임없이 다른 삶-가면을 연기하는 나의 작품세계를 구축하는 주된 배우이다.
실제로 작품 속 동글인은 아슬하게 줄을 탄다거나 추락하는 것과 같은 유추 가능한 상황이 아니라면, 그 자체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가면이다. 그러므로 가면은 어쩌면 텅 빈 자기를 보존하기 위한, 그 속으로 아니면 그 사이로 사람이, 사물이, 개념이, 서사와 이데올로기가 머물다 지나가도록 유지하기 위한 전략적 장치로 착상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텅 빈 주체, 지나가는 주체, 숨어있는 주체 등 우리 전인간의 내면의 주체들, 감정들을 내가 그리는 이 가면이 증언해 주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나의 모든 그림들은 결국 나 자신의 삶에서 파생한 문제로부터 출발할 것이다. 욕망 속 감정들을 여실히 드러내면서 조형적으로 완성도 있는 구현을 지속적으로 놓치지 않으며, 한국 사회와 시대적 문제들을 종횡으로 다루며 주체적 관점을 끊임 없이 펼치고자 한다.
풍경-검은 산1 Landscape-black mountain1 , Korean paper, acrylic, earth powder, glue, coffee, linseed oil on cotton , 106 x 148 x cm , 2010
인생
2002
욕망-나비1
2021
가려진 날들
Love-money9
2022
Lover3
2022
Lover1
2022
믿음은 Faith is
2013
사랑3 Love3
2013
모든것이 Everything is
2013
사랑-blue wing4
2022
사랑-blue wing3
2022
사랑-blue wing1
2022
사랑-icon3
2022
사랑-icon1
2022
의심-숲4 Doubt-Forest4
2009
의심-흔들림 Doubt-Falterer
2009
풍경-검은 산1 Landscape-black mountain1
2010
견고한 듯 완벽하게 다져진 가면, 페르소나 이면의 근원적 감정에 집중하다
견고한 듯 완벽하게 다져진 가면, 페르소나 이면의 근원적 감정에 집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