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966
"작업을 문학적인 서사로 설명한 종래의 비평은 예컨대 시각적인 '잡음(노이즈)'이라고 이름 붙였다. 소리에 포함된 노이즈처럼 이미지에도 일종의 노이즈가 있다. 회화에서 노이즈는 항상 존재해 왔으며 모더니즘 미술에서 모노크롬 회화는 노이즈를 골라내어 버린 순도 높은 예술적 원칙이었다. 나의 작업은 미술가에게 요구되는 높은 숙련(감각)의 좌절, 깊은 성찰(인식)의 부재로 여겨졌던 노이즈를 복권시킨다고 생각한다. 회화에서 의도치 않은 실수처럼 여겨지던 노이즈를 따로 모아서 화폭에 담는 것이다. 노이즈 그 자체가 순전히 부정적인 기능만 가진 것은 아니다. 음향학에서 취급되는 대표적인 노이즈인 디스토션(distortion)이 그렇다. 이것은 전기 증폭 장치에서 입력과 출력의 펄스가 맞지 않아 소리가 찌그러지는 현상이다. 하지만 디스토션은 록 음악에서 그 파열음이 가진 카타르시스로 인하여 일렉트릭 기타가 표현하는 가장 중요한 음악 효과가 되었다."
Noosphere , Acrylic on canvas , 112 x 90 x cm , 2023
불규칙한 리듬 위 직조된 노이즈들은, 만연한 디지털 세상 속에서 휴머니즘 잔존을 신호한다.
불규칙한 리듬 위 직조된 노이즈들은, 만연한 디지털 세상 속에서 휴머니즘 잔존을 신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