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993
경제 위기와 점, 선, 면 여러 점이 나열되어 하나의 선을 만들었다. 돌이켜보면 그런 선들이었다. 아버지 회사로 들어온 어음이 부도가 난 것은 어머니가 선 보증이 큰 재앙으로 돌아온 것은 모두 97년 경제 사인이 보내온 점들이 합쳐져 만든 선이었다. 그것이 원인이었는지 그것이 결과였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점들이 만든 긴 선들을 경험했다. 작은 누나가 일본 유학에서 다시 귀국한 것은 나의 형님이 학업을 포기하고 생업 전선으로 뛰어든 것은 2000년 초의 점과 선과 함께 발생했다. 2007년부터 형님의 긴 어두움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결국, 점과 선들이었다.
건설 현장에서 같이 일하는 어르신들은 모두 점과 선에 대한 경험이 있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누군가는 그 점과 선의 순간을 기회로 기억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힘겹게 이겨낸 영광의 시기로 보기도 한다. 반대로 누군가는 그 신호를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치욕과 고통의 순간으로 생각한다. 우리는 그런 과거들이 이어진 현재에 살고 있다. 과거와 현재를 통해 미래를 알 수는 없지만, 고통스러웠던 과거를 지나와 현재를 사는 우리가 언젠가 미래에서 다시 현재를 추억할 것이란 것은 알고 있다.
나는 한지를 한 장씩 염색하여 수십 장으로 적층시키며 우리가 경험한 우리가 살아온 시간의 지층을 만든다. 그리고 우리가 공통적으로 경험했던 점과 선들인 경제 지표를 활용하여 3d 모델링하여 한지의 표면을 기계로 조각하면서 현재부터 과거의 정보를 기록한다. 이를 통해 나와 타인이 경험했던 공통적인 과거를 한 면에 입체적으로 담아낸다. 여러 선들이 만든 깊은 골짜기와 능선들이 여러 사람에게 다르게 느껴지더라도 우리는 그런 여러 생각들이 함께 공존하는 현재에 살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힘들었던 과거를 넘어 현재로 도착한 것처럼 우리는 불안한 현재를 넘어 미래로 나아갈 것이다.
중력 (kospiindex1980-2023) , 한지 적층 후CNC가공 , 60 x 120 x cm ,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