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SION9

  • JI HYUNJUNG

    b.1991

    마음이란 하나의 작은 세계이고 우리들은 각자 자신의 마음속에서 평생을 살아간다.
    삶 속에서 여러 기억과 감정들이 차곡차곡 쌓이고, 이것은 지금 나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내가 그리는 각각의 캔버스는 다양한 마음속 풍경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10살쯤 뉴질랜드로 가서 살게 되었고 그 후로 오랫동안 여러 나라에서 해외 생활을 하게 되었다.
    그 무렵에는 정체성이 완벽히 설립되지 않은 시기라 가족과 친구의 부재 그리고 언어와 문화적 장벽이
    나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그림을 그리면서 내 마음속 얽혀 있던 감정의 실타래가 점점 풀렸고
    내가 갖고 있던 동양 문화의 정체성과 내가 살고 있는 서양 문화 속에서의 충돌과 교류를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그림 안에 등장하는 동양적 구성들, 예를 들면 용, 아이들, 문양, 그리고 서양적인 색감과 재료를 융합해
    예측하지 못한 요소들을 작품에 등장시키고자 하였다. 그림 속에서 아이들은 숲 속을 헤매거나,
    물웅덩이를 바라보거나, 그리고 구름 속을 뚫고 날아다니고는 한다.
    이러한 풍경들은 마음의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나에게 다양한 문화적 경험은 나의 삶과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이며,
    내 안에 다양한 문화가 서로 교류하고 상호작용하면서 마음의 세계를 더 풍부하게 만들어 주고,
    다른 관점과 경험을 이해하게 해줬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선인데, 이 선은 다양한 표현으로 작품에 나타난다.
    때로는 바람, 구름, 흐르는 물, 그리고 파도로.
    선은 마음속 흐르고 있는 기억과 감정을 담고 있다.
    우리의 삶은 매 순간 과거가 되어 기억으로 남게 된다.
    그리고 그림 속 선은 우리를 특별한 순간으로 데리고 가 그때의 감정을 상기시킨다.
    선은 과거와 현재의 연결고리이다. 미래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다가 갑자기 발이 멈추는 순간이 있다.
    뒤를 돌아보니 혼자 남겨져 손길을 바라는 과거의 나, 누가 만나주어야 할까?
    바로 나 자신이다.
    내 그림을 통해 우리 모두가 과거의 나를 혼자 두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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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 pond , 한지 위에 아크릴, 과슈 , 194 x 130 cm ,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