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SION9

무의식 속 완벽한 이상을 찾아서, 맨션나인 이태량 & 장정후 2인 기획전《역설하는 수도자》

2024. 11. 01

[2024-08-24]


*기사원문: https://www.d-art.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95


맨션나인, 이태량 & 장정후 2인 기획전《역설하는 수도자》개최

역삼동 맨션나인에서 9월 10일까지 이태량 & 장정후 2인 기획전 《역설하는 수도자》를 개최한다.

전시 포스터
전시 포스터

보이지 않고 말할 수 없는 것들을 시각화할 수 있을까. 무의식을 의식으로 볼 수 있다면 어떤 세계가 펼쳐질까. 이 신비로운 이미지를 볼 수 있으려면, 무의식이 그리는 완벽한 이상향을 현실로 펼쳐낼 수 있으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이 되어야 할까.

두 작가는 아직 그 누구도 보지 못한 이러한 미지의 차원을 또 다른 언어로 표현한다. 이태량 작가(b.1965)는 표준 형식화되지 않은 추상의 지층을, 장정후 작가(b.1989)는 철판 위 어지럽고 깊게 새겨진 스크래치를 중첩하여 또 다른 실재를 표현한다.

이태량, 당당한 그녀 a confident woman, 2024. oil on canvas, 227.3x145.5cm. 맨션나인 제공
이태량, 당당한 그녀 a confident woman, 2024. oil on canvas, 227.3x145.5cm. 맨션나인 제공

이태량 작가는 작품 속에 중요한 무언가를 필연적으로 담고자 하지 않는다. 그는 말할 수 없는 것들을 기존 명제의 역설로서 추상에 기반한 작품으로 전개한다. 논리적인 명제 너머, 정립 불가능한 무수한 요소들은 예술 형식이라는 은유적 통로를 통해 실재하게 된다.

동시에 강렬한 시각적 인상을 선사하는 추상적 레이어들은 캔버스 공간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그의 회화적 통찰을 역설하며 기록된다. 작가는 언어로 정립될 수 없는 것들 - 미처 의식화되지 못한 - 의식의 지층에서 밀려난 무의식의 침전물을 찾는 과정을 창작 행위를 통해 발산한다.

장정후, BARDO 50-2, 2024. Mixed Media on Aluminum. 맨션나인 제공
장정후, BARDO 50-2, 2024. Mixed Media on Aluminum. 맨션나인 제공

장정후 작가는 철판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갈아내는 작업으로 ‘이상의 빛’을 담는다. 강렬하게 회전하는 연삭기가 만들어낸 마찰의 흔적은 작가의 내면 속 열정을 태움과 동시에 지나온 과거에 대한 비움을 상징한다.

온몸의 에너지를 들여 철판 위에 페인팅과 그라인딩을 하는 꿋꿋한 일련의 작업 과정은 수도자적인 면모를 보여주며 작가가 추구하는 이념을 역설한다. 이러한 작업 행위는 현대의 문명으로 대표되는 재료와 방식을 통해 현대인의 사사로운 번뇌를 이해하고, 이상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을 펼쳐낸다.

이태량, 헤르메스의 모리5 MORI Hermes Gave Us, 2024. oil on mixed media. 맨션나인 제공
이태량, 헤르메스의 모리5 MORI Hermes Gave Us, 2024. oil on mixed media. 맨션나인 제공
장정후, 태움, 이상으로의 몸부림 30-38, 2024. 알루미늄에 혼합재료, 91 x 72.7cm. 맨션나인 제공
장정후, 태움, 이상으로의 몸부림 30-38, 2024. 알루미늄에 혼합재료, 91 x 72.7cm. 맨션나인 제공

두 작가는 이처럼 알고 있는 대상이나 지식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무형의 것들을 찾아가며 무와 유 사이의 과도기적 과정을 작품으로 담아내는 수행을 지속한다. 전시는 9월 10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