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에서 못다한 '조수빈'의 이야기
INTRO
한별: 두 분(권호, 조수빈) 근데 언제 보신 거예요? 한 번 본거죠?
수빈: 보기는 몇 번 봤죠.
한별: 아, 몇 번 봤어요? 근데 왜 이렇게 안 친해?(웃음)
수빈: 작년 7월부터? 개인적인 관계였다기보다는, 저희가 스타트업 투자 회사다 보니까 저희 프로그램에 참여하시면서 알게 되었죠.
한별: 그러니까 창업 프로그램에서 만나신 거네요?
수빈: 그쵸.
권호: 보니까 술을 좀 드시고 오신 것 같아요. 어제 좀 드셨나요?
수빈: 어제 안 먹었는데, 얼굴이 잘 빨개지는 편이라...
(일동 웃음)
한별: 원래 ‘술’톤 아닌가요? (얼굴 톤이) ‘술’톤이신 것 같은데.
수빈: (화들짝) 얼굴 많이 빨갛나요, 지금?
권호: 아뇨, 아뇨. 살짝? 조명 때문에 더 빨개 보이는 것 같아요.
한별: (두리번거리며) 아닌 것 같은데?
(일동 웃음)
수빈: 여기 되게 건조하네요.
권호: 뭔가 이렇게 찍으면 예쁘더라고요.
수빈: 보정 잘해주시겠죠.
한별: 안 해주던데? (웃음)
권호: (웃음) 예쁘게 나오셨잖아요?
수빈: 흑역사가 되는 게 아닌가 싶네요. (웃음)
권호: 자, 그러면 사진 어떤 것 찍으셨어요?
수빈: 뭐 중간중간에 사진이 들어가나요?
권호: 그럼요. 주신 자료는 다 들어가죠. 예를 들어서 (작업하신) 사진에 대해서 얘기를 하면, 그 사진을 영상에 넣을 거예요.
Q1. 최근에 열었던 개인전 '어바웃 타임'에 대하여
수빈: 음... 사진작가로서의 조수빈을 얘기하는 것보다 차라리 이번에 전시했던 것을 얘기하는 게 더 명확할 것 같아서...
권호: 어떤 전시를 이번에 하나요?
수빈: 이번에 이제...
한별: 하셨죠? 끝났죠? (웃음)
수빈: 2주 동안 ‘어바웃 타임’이라는 주제로 전시를 했거든요? 영화 ‘어바웃 타임’을 보셨는지 모르겠는데...
권호: ‘어바웃 타임’ 관련된 영화의 주제가 시간 여행인가요?
수빈: 시간 여행은 아니고요. 그 영화 ‘어바웃 타임’의 마지막에 아버지가 아들한테 주는 교훈을 보면, 시간 여행을 하지 않을 만큼 하루를 충만하게 살고, ‘하루하루를 되게 의미 있게 살아라.’는 교훈을 주거든요. 그런 것처럼, 순간순간에서 좋은 일도 있었고 안 좋은 일도 있었고. 그런 것들이 만든 것이 지금의 ‘나’다.라는 주제로 전시가 진행됐고요. 보면 재밌는 사진들이 많아요. 예를 들어서 제가 할리우드에서 강도를 당했는데, 신고를 해서 잡혀가는 모습을 찍은 사진들도 있었고요. 그리고 안 좋은 일이긴 하지만, 납치를 당한 적도 있었는데...
한별: 납치를 어디서 당하셨는데요? (놀람)
수빈: 상하이에서 당했었는데.
한별: 누구한테요?
수빈: 하하, 이것만 말해도 되게 길어질 텐데.
한별: 짧게, 짧게 요약해서!
수빈: 상하이에서 괴한들의 밴에 납치를 당했는데, 그전에 바로 찍은 사진들도 이번에 전시회에 전시를 해놨는데, 그런 안 좋은 일도 있었고. 그리고 또 우연히 만난 어떤 가족들 집에 초대를 받아서 아직까지도 되게 친한 친구로 지내고 있어요. 또 레바논에 초청을 받아서 촬영을 하러 간 적이 있었는데, 거기서도 의미 있고 나름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들도 생겼거든요. 그래서 주제 자체가 좋은 일이든 안 좋은 일이든, 결국엔 그런 것들이 있었기 때문에 회상도 할 수 있고, 생각도 할 수 있었던 것들을 같이 공유하고 싶었어요.
한별: 여행 사진작가라고 저는 소개를 받았어요. 맞으신가요?
수빈: 여행 사진들이 많죠.
한별: 그러니까 ‘여행을 가서 내가 사진을 찍겠다.’하고 여행을 가신 게 아니라, 여행을 갔는데 사진을 찍고 그걸로 전시를 하신 건가요?
수빈: 뭐, 여행을 목적으로 간 적도 있었고, ‘디스커버리’ 같은 곳에 초청을 받아서 촬영 목적으로 갔던 적도 있었고.
한별: 아, 그러면 사진가로서 초청을 받으신 거예요?
수빈: 네, 그렇죠.
한별: 어, 근데 이번에 ‘맨션나인’에서 했던 ‘어바웃 타임’ 전시가 데뷔라고 하지 않으셨나요?
수빈: 음, 그러니까 이번에 ‘맨션나인’에서 도슨트와 전시하시는 분들이 오셔가지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러니까 서로 20가지 정도의 질문을 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그 질문 중에 하나가 ‘아티스트와 일반인의 차이가 뭘까요?’였거든요. 상업 촬영도 했었고, 작가로서 촬영도 했었지만 당시에 저는 작가로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한별: 아, 그러니까 전에도 이미 상업 작가로서도 활동을 하셨던 거예요?
수빈: 네, 그쵸. ‘넷플릭스’에서 촬영도 했었고, LG랑 작업을 했었고... 돈을 받고 촬영을 많이 했었는데, 저는 뭐 작가, 아티스트, 사진사, 포토그래퍼라고 생각을 해본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한별: 그래도 당시에 포토로 활동하신 것 아니에요?
수빈: 뭐, 그렇죠. (웃음)
한별: 그러면 뭐 이미 많이 하셨구만. (웃음) 근데 이제 개인전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하신 거죠?
수빈: 그렇죠.
한별: 그럼 그전에 그룹 전시나 그런 것은 별도로 안 하셨고요?
수빈: 네, 그룹 전시 같은 것은 따로 없었고...
한별: 아, 그러니까 결국엔 작가로서 사진전을 열었던 게 이번이 처음이신 거고, 이전에는 상업사진이나 다른 작품들을 꾸준히 해오신 거네요?
수빈: 네.
한별: 네, 이제 이해가 됐어요. (웃음)
수빈: 네. (웃음)
Q2. 대개 일상을 포착한 작품을 많이 찍으시는 편인가요?
한별: ‘어바웃 타임’ 전시 사진을 몇 개 봤었거든요? 되게 일상을 포착한 느낌이 들었어요. 현재를 포착했다는 이런 느낌을 많이 받았었는데, 보통 주로 찍으시는 작품으로서의 사진들을, 그런 일상들을 포착한 사진들을 많이 찍으시는 거예요?
수빈: 혹시 어떤 사진을 보셨는지?
한별: 빨랫줄이 있는 사진들 하고, 아이들이 있는 사진?
수빈: 뭐 주로 제가 담고 싶었던 것들은 표정과 어떤 시선에서 느껴질 수 있는 감정들이거든요. 전시 사진들을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보셨는지 알면 그거에 대해 얘기할 텐데. (웃음) 순간순간의 자연스러움을 많이 넣고 싶었던 것 같아요.
Q3. 작품을 활동을 위해 여행을 많이 다니실 것 같아요.
한별: 그러면 1년에 여행을 몇 번 가세요?
수빈: 뭐, 많이 갈 때는 두 달에 한 번씩 가기도 했었고, 한 달에 서너 번씩 갈 때도 있었고... 지금까지 간 국가만 하면 20~30개국 정도 된 것 같은데...
한별: 돈이 어마어마하게 들었을 것 같은데. (웃음)
수빈: 근데 생각보다 많이 들진 않았던 것 같아요. 스폰서도 있었고.
한별: 아, 스폰서를 받으면서 다니신 거예요?
수빈: 네, ‘디스커버리’ 같은 경우는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이라는 곳에서 공모가 있어서 가기도 했었고, 레바논 같은 경우에도 친구가 ‘코리아 엠버서더’로 되어 있어서 같이 지원을 받아서 가기도 했었고, 미국에서는 일을 했었기 때문에 거기서 사는 동안 좀 많이 여행 다니면서 촬영을 했었죠.
권호: 미국에서 무슨 일하셨어요?
수빈: 거기는 핀테크 회사 브랜드 매니저로 일을 했었는데.
한별: 브랜드 매니저 하셨어요?
수빈: 예, 저는 원래 메인은 홍보.
한별: 마케팅 전공하신 거예요?
수빈: 전공이요? 전공은 철학이랑 경영을 했는데요.
한별: 맙소사! (웃음) 그쵸, 철학이랑 경영이 은근히 잘 맞아요.
권호: 경영철학?
수빈: 경영철학은 또 다른 부류인데. (웃음)
권호: 경영철학이 확실하시겠네. 철학도 깊으시고 경영도 하시고. (웃음)
한별: 말장난하시는 거 아니에요? (웃음)
권호: 좀 재밌게 하려고. (웃음)
Q4. 이번 전시에서 단순 관람이 아닌 작품을 사러 오시는 분도 있었나요?
한별: 또 궁금한 것이 이번에 전시를 ‘맨션나인’에서 하셨잖아요? 거기에 사진을 사러 오시는 분들도 계셨나요?
수빈: 네, 사진을 사러 오시는 분들도 있었고, 엽서도 있었고, 사진 전시되어 있는 것도 있었고. 그래서 판매를 했죠.
한별: 오, 많이 파셨어요?
수빈: 주로 엽서 같은 경우는 좀 뭐랄까요? 방문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전시했던 것들을 좀 편하게 접근성 있게 하려고 비치해놓은 거라서 많이 찾으셨던 것 같고. 또 ‘디스커버리’를 갔다 와서 친구와 함께 출판을 했거든요? 그래서 출판했던 책도 많이 판매가 되었고요.
한별: 그러니까 도록이죠?
수빈: 도록이라기보다는 여행 에세이인데 제 사진과 글이 수록된.
한별: 사진도 많이 팔리셨나요?
수빈: 네, 사진도... (끄덕끄덕)
한별: 그렇게 쏠쏠하진 않은 것 같은 표정이신데? (웃음)
수빈: 네, 나름 괜찮았어요. (웃음)
한별: 나름 괜찮았다. (끄덕끄덕)
수빈: 예, 원래 그 공간이 회화 단지가 있는 곳인데, 일 년에 두 번 정도만 사진전을 하거든요. 회화 작품 같은 경우는 굉장히 비싸잖아요? 수백만 원,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데 사진은 그거에 비해서는 조금 저렴하기 때문에 많이 팔렸던 것 같아요.
Q5. SNS로 작품 홍보를 많이 하시는 편인가요?
한별: SNS로 홍보를 되게 많이 하잖아요? 사진이든 미술이든 모든 작가들이? 거기서 덕을 좀 보셨나요?
수빈: 홍보요? 뭐, 저는 되게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편은 아니에요. 그리고 이번에 전시 같은 경우는 코로나 이슈 때문에 관심 있는 분들만 소소하게 오게끔 했는데, 많은 분들이 찾아와주셨어요. 그래서 제가 적극적으로 제 작품이라고 생각을 하고 판매를 하는 것들은 많이 없었고, 일반적으로 상업사진이나 계약 사진들로 많이 활동했어요. 그래서 작가라는 타이틀이 저에게 어색했다? 그랬던 것 같아요.
권호: 사진 분야는 인디 예술 중에도 되게 돈 벌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하잖아요? 그런가요?
수빈: 글쎄요. 사진, 인디...
한별: 더 벌기 쉬울 것 같은데?
수빈: 의외로 직관적이라서 스냅사진만 찍는다고 해도 적게는 20~30만 원에서 100~150만 원 벌긴 쉽죠. 내일도 촬영이 있는데, 제가 디지털 컨설팅하는 회사에 사진을 섞어주는 작업이긴 한데, 그것도 어느 정도 웬만한 사람들 월급만큼 한 번에 받으니까요.
출처: 인디뮤즈TV 유튜브
Q6. 사진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권호: 사진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조언을 줄 수 있다면?
수빈: 아까 전에 작가와 일반인 차이를 말씀드렸던 것과 비슷한 맥락인데, 사진작가라고 하면 그냥 일반적으로 찍고선 핸드폰에 잠자고 있는 사진들이 아니라 그것들을 내비쳤을 때 거기에 맞는 스토리와 철학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 사진이 가치를 갖게 되는 거고, 그 사진에 대한 스토리텔링이나 애정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있는지를 평소에도 많이 생각하는 습관이 있으면 좋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리고 많이 찍어보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뭐 그냥 카메라 자체를 안 들고 다니시는 분들도 있는데, 많이 찍고 또 많이 담다 보면 그것 나름대로 자기만의 스토리가 생기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많이 찍고, 많이 보여주고, 많이 얘기하면 사진작가를 꿈꾸는데 조금 더 다가가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드네요. (웃음)
한별: 그러면 어떤 카메라를 쓰세요?
수빈: 저는 ‘소니 알파7 마크3’을 쓰고 있어요.
한별: 근데 요즘 핸드폰도 (카메라 기능이) 되게 잘 나오잖아요? 핸드폰으로도 그런 작품 같은 느낌을 연출할 수 있을까요?
수빈: 네, 제가 이번에 메인 사진 중에 하나로 올려놨던 '앤텔롭 캐년(Antelope Canyon)'이라는 자연경관 사진을 핸드폰으로 찍었거든요?
한별: 아, 정말요?
수빈: 네, (자신의 핸드폰을 보여주며) 여기 배경 뒤에 있는 이 사진인데.
한별: 아, 이게 핸드폰 사진이에요? (놀람) 대박이다! 혹시 핸드폰은 어떤 것 쓰세요? (웃음)
수빈: 저는 아이폰을 쓰고 있죠. (웃음)
한별: 아, 역시 아이폰이다.
수빈: 네. (웃음)
Q7.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어떻게 되시나요?
한별: 앞으로 어떤 작업을 또 하고 싶으세요?
수빈: 이번에 전시 전에, 사실은 같이 활동하고 있는 글 쓰는 작가 친구가 그전에도 출판 프로젝트를 했었지만, 원래 제 사진집을 준비했었거든요. 근데 컨셉이라는 것 혹은 종합된 주제를 갖고 한다는 게 생각보다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 북촌에 ‘이라선’이라는 사진만 전문으로 하는 서점이 있어요. 종종 가는 좋아하는 서점인데, ‘주제를 잡아서 한 번 찍어봐야겠다.’는 생각에, 제가 (사진 촬영할 때) 연기와 빛, 그림자를 좋아해서 그것만 주제로 해서 진행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한별: 음~ 연기하고 빛.
수빈: 네,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직관적으로 쨍쨍하고 뭔가 형태가 분명한 것보다는 그것들이 가려졌을 때, 불확실한 형태의 아름다움 같은 것을 담았을 때 되게 좋더라고요.
한별: 실제로 그런 작업을 하는 작가들이 꽤 있지 않아요?
수빈: 그렇죠.
한별: 혹시 작업하실 때 영감을 받는 작가나 벤치마킹하고 싶으신 작가가 있으세요?
수빈: 저는 ‘스티브 맥컬리’라는 인도 출신 작가를 되게 좋아하는데, 한국의 유튜브에서도 그 사람의 열 가지 사진 찍는 팁 같은 것들을 입문서로 많이 쓰는 영상이 있어요. 찾아보시면 되게 좋은데, 그 사람 사진으로 많이 하거든요. 예를 들어서 3분할을 한다든지, 소실점을 찍는다든지, 형태의 균형과 불균형 이런 것들을 얘기하기도 하고, 마지막 규칙이 ‘규칙을 깨라’ 이런 것들을 담아 놓은 게 있어요. 그 사람의 사진을 보면 색감도 굉장히 훌륭하고, 그리고 스토리도 차지하는 게 많이 보이고요. 색감 같은 경우는 제가 많이 따가려고 노력하는데, 흔히 말하는 꾸덕꾸덕한 느낌이거든요? 약간 영화스럽게 만드는.
한별: 아~.
수빈: 그래서 화이트와 빛을 조금 빼고 색채 본연의 느낌들을 많이 보여주려고 하는데, 저도 그 사진에 많이 영향을 받고, 영감을 받다 보니까 닮아지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한별: 회화로 친다면 ‘야수파’겠네요?
수빈: 어, ‘야수파’라고도 할 수가 있겠죠? (웃음)
한별: 그러면 그거는 기법에 관련된 것이잖아요? 기법 말고 어떤 사진 철학, 아니면 담고 싶은 스토리?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수빈: 제가 사진 찍으면서 제일 많이 듣는 질문이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생각하고 찍으세요?’ 이거 하고, 두 번째는 되게 자연스럽게 일상을 찍다 보니까 ‘저 사람들에게 동의는 구했어요?’ 이거거든요?
첫 번째는 두 번째와 연관이 되는데, 저는 되게 자연스러움을 중요시하거든요. 여행 사진이라고 하면 불특정 다수들을 만나잖아요? 저는 그 순간을 포착하고 나서 사진을 (사람들에게) 보여줘요. 그게 마음에 들면 이메일이든 문자로든 보내드리는 편이고, 나중에 이 사진을 써도 되는지에 대해서 동의를 구하는 편이거든요. 근데 말하고 찍으면, 그 생생함이 사라져서 제가 찍는 그 느낌들을 살릴 수 없다고 생각이 들어요.
한별: 아, 인위적이라서? 그냥 자연스러운 순간을 찍고 싶으시다는 거네요?
수빈: 그렇죠. 특히나 표정과 시선을 아까 전에도 말씀드렸는데, 그게 누가 시켜서 되는 게 아니거든요. 그때 그 순간, 그렇게 자연스럽게 되는 것들? 그런 것들이어야지 저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닮아질 수 없는 순간들 있잖아요?
한별: 결국 모델을 쓰시거나 이런 것보다, 여행 사진작가라는 타이틀이 더 어울리는 것 같아요.
수빈: 그쵸. 연출된 사진보다는 자연스러운 사진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Q8. 작품 활동을 하시면서 제일 기억에 남았던 사진은?
권호: 그럼 제일 기억에 남는 사진이 있겠네요? 그런 순간들, 느낌을 담은.
수빈: 이번에 메인 포스터 사진으로 찍었던 것도 굉장히 좋아하는 사진인데, ‘산타 모니카’에서 찍은 사진이거든요? 커플이 키스하고 있는 사진인데, LA에서 친구랑 돌아다니다가 맥주 한 잔하고 석양이 질 때쯤에 내려왔는데 너무나도 예쁜 키스하는 커플을 봤던 거예요. 너무도 행복해하는 모습 자체가 영화스럽고, 굉장히 사랑이 느껴지기도 하고 해서 저한테도 의미가 있고 예쁘게 담긴 사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별: 아, 그러면 갑자기 지나가다 키스하는 것 보고 찍으신 거네요? (웃음)
수빈: 그 사진은 그랬고요. (웃음) 제가 그때 있었던 카메라를 잃어버리긴 했는데, 항상 카메라를 두 개씩 메고 다니거든요. 하나는 망원줌이랑 하나는 표준줌으로 해서 언제나 찍을 수 있게끔. 왜냐하면 렌즈 교체하는 시간이 생기면 놓쳐버리니까, 그래서 메고 다니는데. 누가 봐도 사진 찍을 것 같이 생겼잖아요? 카메라를 여러 개 메고 다니니까? (웃음) 그래서 먼저 찍어달라는 사람들도 있고, 저한테 관심을 가지고 말을 걸어주시는 분들도 있고, 동향을 하면서 찍는 경우도 많고.
Q9. 마지막 질문. '조수빈'에게 있어 사진이란?
권호: ‘조수빈’에게 사진이란?
수빈: 그 질문은 사실은 ‘조수빈에게 인생이란?’ 것과 마찬가지로 되게 넓고 철학적인 질문인데, 저는 사진도 하고 영상도 하거든요? 근데 사진이 좀 더 매력적인 이유는 ‘멈춰있는 것’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멈춰있는 이면의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번에 제 전시를 보고 온 한 분의 말이 저한테 되게 인상이 깊은데, 어제 메시지를 받아서 들었거든요. 혼자 조용할 때 오셔서 한 사진을 계속 보고 있으셨는데, 그 사진 속에 담긴 스토리가 많아서 자기한테는 ‘와글와글’거리는 소리가 많이 들렸다. 그래서 그분이 그전까지 되게 우울감이 있었는데, 많이 위안도 받았고 사진 속 광경들을 투사해서 많이 느꼈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되게 고마웠어요. 제가 전달하고 싶었고, 그 사람이 봤을 때 가치가 되는 것들을 제 사진 속에서 찾을 수 있었다는 것에. 그래서 사진이란 것은 그 순간으로 같이 공감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인 것 같아요.
권호: 마무리 인사 할까요? 하나, 둘, 셋!
수빈, 한별: 구독! 좋아요! 부탁드립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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