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SION9

Images endlessly pour into a neat square frame. No matter how busy you move your fingers, you can’t keep up with the endlessly proliferating images and the ever-increasing scrolls. Amidst images next to images and new images updated every second, artist Min Ha-rim ponders, “What should I draw?”



In his last solo exhibition, artist Min Ha-rim presented the series and likened our lives to a small fish tank. Fish born in a fish tank think the world inside the small fish tank, where artificial coral reefs and bushes sway, is the ocean. Our daily lives, going back and forth between the forest of tall buildings, are probably not much different from those of the fish in the fish tank. The artist has been drawing scenes of everyday life, familiar and comfortable scenes, living silently like this.



However, in this solo exhibition, the artist does not stop at just the surrounding scenery, but collects scenes from someone else. He borrows images from movies or famous and familiar scenes posted on social media. In movies, a frame represents the smallest unit that constitutes a video. The more frames there are, the more smoothly the scenes transition, making them feel real. On the other hand, artist Min Harim captures moments that are suspended between frames. The artist intentionally stops scenes in movies that flow smoothly, allowing us to intervene in the stories of others in the frame. Through mass media, we indirectly experience others’ experiences, and these experiences are placed in a delicate position where they cannot be considered complete experiences or experiences of others. The thin frames that appear in the background show that these images exist on the border between reality and fiction, between others and me. Furthermore, the artist utilizes frames even more actively. In the , the artist selects and draws some of the numerous images collected under the hashtags “#celebration” and “#축하.” Some images seem to be filled with the meaning of celebration, while others seem to have nothing to do with celebration at all. Thousands of different images are categorized as “the same” under a single hashtag. Artist Min Harim enjoys the differences that arise between images that are categorized identically, and the misunderstandings that arise from those differences. Regardless of what the photo actually means, it is about imagining and re-drawing one’s own story. The collected images are reconstructed in a new frame called “#minarim” through the hands of artist Min Harim. In an era of overflowing images and algorithms, we are adrift. Real experiences and indirect experiences through images are now accepted without distinction. Rather than trying not to be swept away by these waves of images, artist Min Harim chooses to leisurely float along. By actively borrowing images, reinterpreting them, and drawing them anew, she surrenders herself to the overflowing waves of images. While pondering the question of “what to draw,” artist Min Harim drifts quietly through the world of images today as well.



반듯한 정사각형 프레임 안에 이미지가 끝없이 쏟아진다. 아무리 바쁘게 손가락을 움직여봐도 무한히 증식하는 이미지와 계속해서 늘어나는 스크롤을 따라잡을 수 없다. 이미지 옆에 이미지, 초 단위로 업데이트되는 새로운 이미지들 속에서 민하림 작가는 ‘무엇을 그릴 것인가’ 고민한다.

민하림 작가는 지난 개인전에서 시리즈를 선보이며, 우리의 삶을 작은 수조에 비유했다. 수조 안에서 태어난 물고기는 인공 산호초와 수풀이 일렁이는 작은 수조 속 세계를 바다인 줄 알고 살아간다. 높다란 빌딩 숲 사이를 오가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네 일상도 수조 속 물고기와 그다지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작가는 이처럼 묵묵히 살아가는 일상의 풍경, 익숙하고 편안한 풍경을 그려왔다.

그러나 이번 개인전에서 작가는 주변의 풍경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른 누군가의 장면을 채집한다. 영화 속 이미지나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유명하고 친숙한 장면들을 차용하는 것이다. 영화에서 프레임은 영상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를 나타낸다. 프레임이 많을수록 장면은 더욱 매끄럽게 전환되며 마치 실제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반면 민하림 작가는 프레임과 프레임 사이 일시 정지된 순간을 포착한다. 작가는 매끄럽게 흘러가는 영화 속 장면을 의도적으로 멈춰 우리가 프레임 속 타인의 이야기에 개입할 여지를 만들어준다. 대중매체를 통해 우리는 타인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는데, 이러한 경험은 온전한 나의 경험이라 할 수도 타인의 경험이라 할 수도 없는 미묘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배경에 등장하는 가느다란 프레임은 이 이미지가 실제와 가상 사이, 타인과 나 사이의 경계에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나아가 작가는 프레임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해시태그 시리즈(Hashtag Series)>에서 작가는 “#celebration”, “#축하”라는 해시태그 아래 모인 수많은 이미지 중 일부를 선택해 그린다. 어떤 이미지는 축하의 의미를 가득 담은 것처럼 보이고, 또 어떤 이미지는 축하와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기도 한다. 수천 개의 서로 다른 이미지는 하나의 해시태그 아래 ‘동일한 것’으로 분류된다. 민하림 작가는 동일하게 분류된 이미지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차이와, 차이에서 발생하는 오해를 기꺼이 즐긴다. 사진이 실제 의미하는 바와 상관없이 자기만의 이야기를 상상하고 새롭게 그려내는 것이다. 채집된 이미지들은 민하림 작가의 손을 거쳐 “#minarim”이라는 새로운 프레임 안에 재구성된다.

쏟아지는 이미지와 알고리즘의 시대에서 우리는 표류하고 있다. 실제 경험과 이미지를 통한 간접경험은 어느덧 아무런 구분 없이 받아들여진다. 민하림 작가는 이러한 이미지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애쓰기보다는, 유유히 유영하기를 택한다.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차용하고 재해석하고 새로 그리면서 넘실대는 이미지의 파도에 몸을 맡기는 것이다. ‘무엇을 그릴 것인가’라는 질문을 되뇌며, 민하림 작가는 오늘도 가만히 이미지의 세계를 표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