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 Replicable Aura
Sep 19 ~ Oct 8, 2022
MANSION9 Gallery, Seoul
Aura originally meant ‘a unique atmosphere possessed by an object.’ In his book ‘The Work of Art in the Age of Mechanical Reproduction,’ German philosopher Walter Benjamin likened the originality of a work of art to ‘aura’ as a concept opposing the reproduction technology of photography. From then on, aura came to symbolize the uniqueness of a work of art. Benjamin explained that the aura of a work of art presupposes that a single real thing exists ‘now’ and ‘here.’ No matter how much technology advances, the reason why aura cannot be replicated is precisely because of the uniqueness of the original. From this perspective, Goh Heon’s work is truly unique. His work begins with a small dot. He creates tiny scratches on a smooth aluminum plate, drawing a vast nature. The densely piled scratches gather to form a forest, waves, and the universe. All of these scratches are engraved with different breaths and intensities. This is a single movement that cannot be reproduced or repeated. The brief tremors that pass in an instant only remain in the artist's hands for a moment and then disappear. They are unique traces that even the artist cannot reproduce.
However, the aura felt in Goheon's work is not simply because it cannot be technically replicated. Goheon's aura comes from a deeper and more intimate point. The countless dots he created are coordinates of the time and space that have passed, and are records that prove that he has faithfully survived as an artist.
He has been actively engaged in artistic activities both domestically and internationally, winning the grand prize at the Central Art Exhibition, and has been nurturing students at the school until recently. However, his life as an artist was a lonely fight that required him to constantly experiment with his own limits. He never gave up on his work, no matter what the circumstances. The countless scratches engraved on the aluminum plate testify to his life as an artist.
The aura created by Goheon shines brilliantly as a record of fierce life beyond aesthetic beauty.
The artist, who has been nurturing young students for a long time, stepped down from the school last year and began the second act of his life. This exhibition will be an opportunity to reflect on the life of the artist Ko Heon and a turning point to present a new beginning. Ko Heon says, “Everything that exists in the world moves.” No matter how small the movement, as long as it does not stop, a huge universe will be completed someday.
아우라(Aura)는 원래 ‘어떤 대상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분위기’를 의미한다. 독일의 철학자 발터 벤야민은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에서
사진의 복제 기술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예술작품의 원본성을 ‘아우라’에 비유했다. 이때부터 아우라는 예술작품이 가진 고유성을 상징하게
되었다. 벤야민은 예술작품의 아우라는 단 하나의 실물이 ‘지금’, ‘여기’에 현존하고 있음을 전제로 한다고 설명한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아우라를 복제할 수 없는 건, 바로 이 원본의 유일무이함 때문이다.
고헌의 작품은 이러한 관점에서 보자면 그야말로 유일무이하다. 그의 작업은 작은 점에서 시작된다. 그는 매끈한 알루미늄판에 미세한 흠집을
내며, 거대한 자연을 그려나간다. 촘촘히 쌓아 올린 흠집들이 모여 숲이 되고, 파도가 되고, 우주가 된다. 이러한 흠집들은 모두 다른 호흡과
강도로 새겨진 것이다. 이것은 재현할 수도 반복할 수도 없는 단 한 번의 움직임이다. 찰나에 지나가버린 짧은 떨림은 오직 작가의 손에만 잠시
머물다 사라진다. 작가조차 다시 재현할 수 없는 유일무이한 흔적인 것이다.
그러나 고헌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아우라는 단지 그것이 기술적으로 복제할 수 없기 때문만은 아니다. 고헌의 아우라는 더욱 깊숙하고 내밀한
지점에서 발생한다. 그가 만들어낸 무수한 점들은 지나온 시간과 공간에 대한 좌표이자, 작가로서 성실히 생존해왔음을 증거하는 기록이다.
그는 중앙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까지는 교단에서 후학을 양성해왔다. 그러나 작가로서의
삶은 끊임없이 자신의 한계를 실험해야 하는 고독한 싸움이었다. 그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결코 작업을 놓지 않았다알. 루미늄판에 새겨진 무수한
흠집들이 작가로서의 그의 삶을 증언한다.
고헌이 빚어낸 아우라는 미학적 아름다움을 넘어서는 지점에서, 치열한 생(生)의 기록으로서 찬란하게 빛난다.
오랜 시간 어린 제자들을 양성해왔던 작가는 지난해 교단에서 내려와 인생 2막을 시작했다. 이번 전시는 작가 고헌의 삶을 반추하는 기회이자
새로운 시작을 선보이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고헌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움직인다”고 말한다. 아무리 작은 움직임일지라도, 멈추지
않는 한 언젠가 거대한 우주가 완성될 것이다.